신간소개란에서 눈길을 끄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읽어보아야 얼마나 아프리카에 대한 지식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알겠지만
반가운 마음에 소개드려 봅니다.

루츠 판 다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326쪽, 1만5000원
  
유럽이라는 타인의 창을 통하지 않고 살펴본 아프리카의 참모습은 어떨까. 신간은 아프리카의 역사와 정체성에 대한 고정관념에 도전, 지적인 역습을 시도한다. 예로 종교분포를 보자. 일부 서구인은 문명사회에 넌더리가 난다며 아프리카 정령신앙에 눈을 돌리지만 정작 이곳 주민은 50%가 기독교 신자며, 40%는 이슬람교도다. 유대교.힌두교 신자도 일부 있어 전통종교는 소수파다.

지은이는 지역.역사 연구가 유럽중심주의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유럽은 인류의 문화발전이 이집트 이후 그리스와 로마에 이르러 시작된 것으로 여겨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아프리카의 황금시대를 소개한다.

서기 600년 무렵 생긴 서부 가나 왕국은 어찌나 번성했는지 아랍 등 외부 상인들이 통치자들의 엄청난 부를 지칠 줄 모르고 찬양했다. 중부 말리의 국왕 무사는 1324년 노예 1만2000여 명과 부인 800여 명을 데리고 메카로 성지순례를 가면서 하도 많은 금을 뿌리는 바람에 가는 곳마다 금값을 폭락시켰다. 남부 짐바브웨는 황금.구리를 수출하고 중국의 목화.도자기를 수입하는 등 15세기까지 번영을 누렸다. 번성했던 이들 중세왕국의 이름은 2차대전 이후 독립한 신생국들이 그대로 따서 쓰고 있다.

아프리카의 두드러진 특징은 다양성이다. 팔억5000만 명이 50개가 넘는 나라에서 1000여 종의 공인된 언어를 말하며 산다. 7억3000만 명이 50개 나라에서 70가지의 말을 쓰며 사는 유럽과 비교할 일이 아니다. 이집트 역사학자 파티마에 따르면 500년 전 유럽인의 침략 이전 아프리카에는 1만 개가 넘는 인종그룹과 작은 국가, 왕국, 술탄국가, 부족이 있었다.

지은이는 "국가를 이루지 않고 작은 사회로 나뉘어 평화롭게 공존하는 생활방식이야말로 아프리카가 인류역사에 공헌한 부분"이라는 영국 인류학자 존 리더의 말을 인용하기도 한다.

예컨대 가족단위로 생활하며 국가의 통제를 거부하는 피그미족의 생활양식을 하나의 문화로 인정해야지 '미발달'로 보는 것은 서구중심적 시각에 불과하다. 오히려 식민지배가 서구식 방식을 강요, 아프리카를 50여 개의 국가로 잔혹하게 통합해 오늘날 많은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 중앙일보